본향의 집은 사랑의 보금자리

자, 우리 본향이 어디라구요? 「어머니」 어머니만이 아니라 아버지의 뱃속도 된다구요. (웃음) 어머니는 살을 상징하고 아버지는 뼈를 상징해요. 옛날에는 한국에 그런 노래도 있잖아요? '어머니의 살을 받고, 아버지의 뼈를 받고…' 어머니의 살을 이어받아 내가 태어났다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 본향이 어디냐 이거예요, 본향이. 본향이, 집이 어디냐 할 때 이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본향의 집은 내 아버지 어머니로구나. 나는 그 가운데 살아 가지고…. 그러면 내 본향은 어디냐? 알고 보니 그곳이 사랑의 보금자리예요. 아시겠어요? 그런 생각은 안 했지요?

'네 고향이 어디냐?' 할 때 '나는 충청도!' 하지요? 저 박보희는 충청도, (웃음) 또 물어 보면 뭐 전라도, 경상도, 뭐 어떻고 어떻고 이북, 이남…. 이북, 이남 다 다르지만 사랑의 감도가 달라요? 사랑으로 가는 길이 달라요? 옛날 우리 수천 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사랑하는 것하고 오늘 수천 대 후손, 오늘날 우리 사랑하는 게 달라요? 꾀꼬리의 노랫소리가 달라요?

보라구요. 새들도 가만 보면 말이예요…. 새들은 왜 노래를 할까요? 새들이 자기의 단순한 소리를 가지고 슬프고 좋은 것 다 표시할까요, 못 할까요? '아이고, 큰일났소' 이걸 신호할까요, 못 할까요? 그거 다 한다는 거예요. 천만 가지의 모든 동물들은 말이예요, 자기 나름의 음성을, 단색 음성을 가졌지만 신호를 할 때 자기 숫놈 암놈들은 전문가가 돼서 다 알아듣더라 이거예요. '나, 지금 경치 좋은 곳으로 갑니다. 짹짹' 하게 되면 '아이고 내 뒤따라 갈께' 이런다는 거예요. (웃음) '아이고, 이거 위험하오. 오지 마오. 왕왕' 하게 되면, '그래, 너희들도 돌아와라' 그런다는 거예요.

자, 무엇이 그렇게 요사스러운 일을 하느냐? 이렇게 변화무쌍한 놀음을 전부 다 상대적 관계를 중심삼고 무엇이 하느냐 할 때, 사랑이라는 것이 한다는 거예요, 사랑이. 쭈그렁박이 돼 있더라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키스하는 맛이 옛날 젊었을 때 맛 같겠어요? 바가지 쪼각끼리 갖다 대니 그거 아주 뭐 그럴 거라구요. 울퉁불퉁하고 다 터진 것 같고 말이예요. 젊은 사람들이 보게 된다면 '아이구, 할머니 뽀뽀하고 얼굴 대는 거 싫어, 손도 대는 게 싫어' 하는데, 그 할머니 할아버지가 뺨을 대고 키스하는 것이 맛이 좋을까요, 나쁠까요?

자, 이거 얘기 좀 해보자구요, 할아버지 할머니. 나도 이제 할아버지가 되어 온다구요. 여기 옥세현 할머니도 있구만. 옥세현 할머니같이 저렇게 나이 많은 할머니도 할아버지하고 키스하는 게 좋을까요, 나쁠까요? (웃음) 웃긴 왜 웃어요? 그걸 다 미리 알고 가야지 모르고 가니까 야단 아니예요? 그거 생각해 보라구요. 얼마나 흥미가 진진해요.

젊은 아가씨, 젊은 처녀 총각들이 사춘기가 돼 가지고 연애한다고 끼고 다니면서 키스하고 '아이고 좋다' 하는 것하고 말이예요, 노숙해 가지고 열매가 다 맺혀 저 꼭대기에 서 가지고 층층시하를 내려다보면서 '야, 내가 이렇게 늙었다' 하면서 쓱 이렇게 전부 품고…. 훤하게 나부끼는 흰 수염이 얼마나 멋져요? 그래서 쓱 와서는…. 할머니는 또 얼마나 쪼글쪼글해요? (웃음) 그런 사랑 생각해 보라구요. 그 배후에 사랑이 두둑하게 배어 있다면 천하에 그 무엇 주고도 바꿀 수 없는 흐뭇함이 있다는 거예요. 그 뒷맛이 좋다는 거예요.

요즘에 코카콜라 맛하고 우리 맥콜하고 먹고 비교하게 되면 맥콜이 그 뒷맛이 좋다는 말이 있더만. (웃음) 난 맥콜을 많이 못 먹어서 그걸 모르는데, 나는 우리 공장 것이니까 뒷맛을 안 봐서 모르지만 당신들 말하는 것이 기분이 나쁘지 않지 않지 않소! 기분이 나쁘지 않지 않지 않소, 그게 무슨 말이예요? 좋다는 말이예요, 나쁘다는 말이예요? (웃음) 그거 말을 왜 그렇게 해요? 재미있게 하려고 그러는 거예요, 재미있게. 말도 재미있게 해야 돼요. 한 방향으로 이렇게 하는 것보다도…. (웃음) 전부 다 형용을 하면서, 제스처(gesture;몸짓)를 하면서 하는 게 재미있다구요. 그래서 하는 거 아니예요? 웃을 때에도 '헤―' 이렇게 웃어야지 '후―' 하는 건 재수없다는 거예요. (웃음) 조화무쌍이 벌어지고 변화가 많아야 된다구요. 그래, 춤이라는 것도 변화가 많은 춤, 곡절의 변화를 가진 춤, 그런 것이 어려운 춤이예요. 단순한 것은 좋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