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경험이 세계를 움직이게 하는 재료가 돼

이런 관점에서 선생님은 청춘시대에 안 해본 일이 없다구요. 내가 못 하는 게 없어요. 산에 가면 산사람이 되고 말이예요, 숯 굽는 것까지 할 줄 안다구요. 산에 있는 나무와 풀을 보면 이것이 먹는 풀인지 못 먹는 풀인지 다 안다구요. 무슨 풀, 어떤 풀인지 다 안다는 거예요. 먹는 풀을 다 안다구요. 산에 가서 남들은 다 죽더라도 선생님은 풀만 있으면 먹고 산다는 거예요.

또 바다에 가면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다구요. 바다의 땅밑에는 무슨 게들이 살고 있고, 무슨 고기들이 살고 있는 것을 전부 다 안다구요. 바다가 선생님 고향에서 머니까 바다를 배우기 위해서는 방학 같은 때 매일같이 바다로 출근을 하는 거예요. 40일 동안 매일같이 가는 거예요. 바닷가에 가 가지고는 구정물 냄새나는 못에서부터, 감탕주머니에서부터 뱀장어를 잡는다든가, 게 구멍을 쑤시고 말이예요, 별의별 곳을 다 뒤진다는 거예요. 그렇게 훤히 알고, 그다음에는 낚시질하는 거지요. 어떤 고기가 어디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고기를 잡는 겁니다. 게도 잡고 말이예요. 시골 가면 참게가 있다구요. 여기 서울에도 있지요? 낚시질 같은 것도 전부 다 배우러 다니는 거예요.

뱀장어 같은 것을 잡는 데는 선생님이 챔피언이라구요. 여러분들은 한 마리 잡으려면 하루종일 걸리지만 (웃음) 나는 뭐 순식간에 잡는다는 거예요,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모내기 같은 것도 선생님은 참 잘합니다. 대개 여기서는 줄모로 하지요? 「예」 우리 평안도 같은 곳에서는 농지가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이남보다 상당히 발전해 있다구요. 기독교 문물이 먼저 들어왔기 때문이라구요. 모를 한 장대에 열두 칸씩 사이를 둬 가지고, 전부 다 표시를 해 가지고 두 사람이 여섯 줄 여섯 줄씩 옮기면서 심어 나가는 것이 빨라요. 여기서는 줄을 쳐 놓고 한 줄에 사람이 수십 명씩 들어가서 첨벙첨벙 왔다갔다하니까 발자국이 나기 때문에 곤란하다는 거예요. 발을 딛는 데 있어서 두 뼘 사이의 간격을 딱 지킬 수 있는 훈련을 해야 된다구요. 거기에서 누가 더 많이 심느냐? 참 빠르지요. 선생님이 빠르다구요. 그렇기 때문에 농사철이면 농사철에 모를 심어 주면 밥벌이는 문제없다는 거예요. 학자금 같은 것 문제없다 이거예요. (웃으심)

산에 가서 낙엽을 긁을 때, 보통 사람은 이렇게 긁지요? 선생님은 이렇게 쥐고 긁거든. (행동하시며 말씀하심) 한 손은 이렇게 쥐고 다른 한 손은 이렇게 쥐고. 이거 전부 다 연구했다구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낙엽 긁는 데 날 못 따라가요. 소나무 밭에 가서 낙엽을 긁기 시작하면 말이예요, 다른 사람이 한 시간 걸리면 난 40분에 다 해치운다는 겁니다. 연구하는 거예요. 그러한 생활 배경이 지금 세계를 움직이는 이 시대에 고임돌이 되고, 재료가 되고, 원료가 되는 것입니다. 알겠어요? 「예」

밥도 얻어먹을 줄 알아야 됩니다, 밥도. 선생님은 어디 가든지 밥 잘 얻어먹습니다. (웃음) 아침 밥을 안 먹고 배가 고프면 쓱 길 가다가 죽 파는 아줌마가 있으면 가서 춥다며 죽통 옆에 쓱 깔고 앉는 거예요. (웃음) 그리고는 죽을 팔다가 떨어뜨리기만 하라는 거예요. (웃음) 그래서 죽 한 그릇 얻어먹는 겁니다. 다 그런 눈치가 훤하거든요. 추운 날씨에 '아, 죽통이 따뜻해서 추운 사람이 몸 녹인다고' 할 때, 그러지 말라고 하는 아주머니가 있다면 당장 '이 쌍부인'이라고 욕을 퍼붓는 거예요. 슬슬 웃으면서 집어먹는 거예요. '영감이 어떻겠고 아들이 어떻겠구만' 하고 봐 주는 거예요. 이 아줌마에게 선생님이 얘기하는 것이 또 실제로 다 맞거든요. 사흘만 되면 친구가 되는 거예요. 그러면 내가 '여보! 친구들 가기 전에 빨리 떠 놔요'라고 벌써 신호하는 거예요. '친구들보다도 내가 일등으로 들어가야 되겠다―먼저 들어가야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거든―그러니까 내가 신호만 하면 후다닥 떠놔야 된다' 하는 거예요. 그러면 '어디에 떠 놔야 돼!' 이러는 거예요. 이래 가지고 내가 벌써 척 가서 사발에다 죽 담은 것을 훌훌 마시면서 들어가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