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종교의 길

여러분, 마음의 통일을 이루지 못한 그 사람이 그 나라에 통일된 환경을 맞았다고 해서 평화롭고 행복할 수 있어요? 어림도 없습니다. 나라의 통일을 보지 못한 나라가 세계가 아무리 통일적 세계가 되었더라도 행복할 수 있고 그 나라가 이상적일 수 있어요? 없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 뭐냐? 또, 지금까지 철학이 해 나온 것이 무엇이냐? 다들 아시겠지만 많은 말이 필요 없습니다. 철학은 참된 사람, 참된 사람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면 도대체 참된 사람이 뭐냐? 그 참이라는 것은 역사성을 초월합니다. 오늘도 참이지만 내일도 변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십 년, 백 년, 만 년이 가더라도 변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참된 사람이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게 문제예요. 그 참된 사람이 어떻게 되느냐 하는 문제 자체는 내가 참되지 못한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증거하고 있다구요.

이게 왜 이렇게 되었느냐? 그렇기 때문에 참된 사람을 발견해야 되는데, 사람 자체를 볼 때 사람이 원인적인 존재가 아니예요. 어디까지나 결과적인 존재입니다. 제2의 존재임에 틀림없어요. 내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구요. 안 그래요? 여기 훌륭한 교수님도 '내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는데'라는 생각을 할 수 있어요? 태어나기를 원치 않았지만 나도 모르게 태어났다 이거예요. 누구로 말미암아? 부모로부터 동기를 통해 가지고 내가 태어나고 보니 결과적 존재예요.

결과적인 존재임에 틀림없는 내 자신이 이렇게 불완전하다면, 그 원인적 제1 존재도 불완전한 존재임에 틀림없어야 된다는 결론이 나오는 거예요. 그렇다면 이상이건 뭐 양심이건 다 버려야 돼요. 그건 사된 것이다 이거예요. 참된 사람을 규명했느냐? 못 했습니다. 그러면 참된 제1 원인을 찾아야 하는데 절대적인 신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게 문제예요. 참된 신을 규명할 수 있는 논리적 체계를 발견 못 했어요. 이미 거기에 낙제해 가지고 손들었다는 거예요. 결국 철학은 하나님을 어떻게 발견하느냐 하는 문제에 이미 낙제하고 말았습니다.

그다음에 지금 남아 있는 종교, 종교는 도대체 뭐냐? 종교와 철학이 다른 게 뭐냐? 철학은 하나님을 발견하기 위한 길을 찾아 나오는 거예요. 그리고 종교는 뭐냐? 종교는 하나님을 만나 가지고 하나님과 어떻게 사느냐 하는 길을 찾아 나오는 겁니다. 다릅니다. 그래서 철학자가 종교관을 이해할 수 없는 거예요. 출발이 다릅니다. 그건 지식이 아니예요. 직관을 통해서 의식세계를 초월한 기준에서부터 신과 상봉하고 신과 더불어 어떻게 이상생활을 해 나가느냐 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종교입니다. 그러므로 종교는 결국은 참된 신의 이상을 어떻게 실현하느냐 하는 거예요. 그건 벌써 신을 알고 들어간다는 거예요.

그러면 오늘날 왜 세계문제로 대두되느냐? 신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신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면 참이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는 말이 되는 거예요. 이를 세우는 데 있어서 기준을 세워야 됩니다. 원리적으로 그렇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