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평화통일을 구상하기 전에 참된 사람이 돼야

자, 이와 같이 아무리 외적인 기반을, 세계적으로 평화의 기지가 될 수 있는 걸 다 닦았다 하더라도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사상을 가지고 있고,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고, 경제력을 가지고 있고 언론기관의 첨단에 섰다 하더라도 문제가 있어요. 그 문제는 뭐냐? 자기 국가, 자기 민족을 넘어설 수 있는 사람을 어떻게 만드느냐 하는 것입니다. 세계의 평화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지금 미국을 위주로 한 그런 사람 가지고 안 돼요.

선진국민으로서 자기 나름의 애국사상을 중심삼은 기준에 섰다가는, 그러한 조직체를 책임을 졌다 할 때는 미국 사람이면 미국 사람 일원화로써 전부 다 자기 나라 이익에 꼬여 들이려고 합니다. 영국 사람이면 영국 사람, 불란서 사람이면 불란서 사람, 다 마찬가지예요. 이게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의 평화통일을 구상하기 전에 어떻게 민족성을 극복하는 사람을 만드느냐 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입니다.

우리 같은 한국 사람이 국제무대에 나가 가지고 한국 제일주의를 주장하면 되겠어요? 안 됩니다. 하나의 세계, 인류가 추구하는 목적의 세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기 국가, 민족을 넘어설 수 있는 사상적 체계가 있어야 됩니다. 그 사상적 체계는 인간만의 사상 가지고는 안 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인간 역사의 사상은 자기 국가 한계선을 못 넘었어요.

보라구요. 소련이 세계 공산주의를 선포하고 그야말로 세계를 제패하겠다고 당당하게 출범하였지만 슬라브 민족성, 소련을 위주로 한 공산주의권을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그럼으로 말미암아 모택동이와 결렬되지 않았어요? 국제 공산주의가 국가적 민족적 공산주의로 떨어졌다구요. 제아무리 잘난 사람들이 주의를 주장했더라도 이 한계선을 넘을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낼 수 있느냐 이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신이 필요하다구요. 그렇지 않아요? 신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 이것이 20세기 후반기의 모든 세계인의 고민입니다. 한 곳에서는 '신이 없다. 신이 뭐냐?' 하며 인본주의를 위주한 황금만능을 부르짖고, 지금 물본주의화된 공산주의 체제로 세계가 다 굴러 떨어졌습니다. 신이 뭐냐 이거예요. 진화에 의한 발전적 세계냐, 하나님의 창조에 의한 조화적 세계냐 이거예요. 이거 역사적으로 아직까지 해결 못 하지 않았어요?

철학이 지금까지 고민한 것이 뭐예요? 철학은 참된 사람이 살 수 있는 이상을 말합니다. '이상' 하게 되면 가정적 방향, 사회적 방향, 민족적 방향, 국가적 방향, 세계적 방향의 관이 있어 가지고 한 길로 가야 돼요. 그것이 지그자그로 함부로 가선 안 된다는 거예요. 관이라는 것이 전부가 연결되어야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철학은 참된 사람을 추구해 나왔습니다. 참된 사람이 있느냐? 이게 문제예요. 그래서 철학은 신을 발견하기 위해 지금까지 노력하다 이제는 다 낙제하고 후퇴할 단계에 들어왔어요. 신을 알지 못하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또 종교와 철학이 다른 게 뭐냐? 종교는 '신을 만나 가지고 신의 이상대로 살자' 하는 것입니다. 철학과 출발이 다르다는 거예요. 지금 종교세계도 20세기 세계사적인 급변시대에 있어서 이것을 포괄·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종교의 무력함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신이 어디 갔느냐 이거예요. 이제는 종교도 다 흩어져 가고 있고, 철학도 다 시들어져 가고 있어요. '참된 사람이 뭐냐? 어디 있어? 하나님이 어디 있어?' 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통일을 바라고 모든 것을 바라더라도 문제는 어디에 있느냐? 사람에게 있다구요, 사람에게. 통일할 수 있는 나라가 있기 전에 통일할 수 있는 가정이 나와야 되고, 통일할 수 있는 가정이 나오기 전에 통일할 수 있는 사람이 나와야 됩니다. 그 사람이 누구냐?

여기 고명하신 선생님들, 여러분들은 지금 두 세계가 싸움을 하는 가운데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게 외적 세계가 아니예요. 마음세계와 몸세계, 몸과 마음이 싸우지요? 여러분 자신을 믿을 수 있어요? 우리 자신을 믿지 못하는데 미국을 어떻게 믿어요? 자신을 못 믿는 내가 여편네를 어떻게 믿고, 자식을 어떻게 믿고, 나라를 어떻게 믿어요? 이것이 문제가 아니겠어요?

역사 이래 수많은 성인현철들이 흘러갔지만 그 현철들 가운데 '내 몸과 마음이 싸우지 않고 완전히 통일된 자리에서 표석(標石)을 놓았노라' 하고 선포한 성인현철을 만나 봤어요, 학자님들? 이게 문제예요. 세계 통일에 앞서 나라통일, 나라통일에 앞서 가정통일, 가정통일에 앞서 개인통일, 이 위의 모든 것을 다 잘라 버리고 내 자체가 문제다 이거예요. 지금 내 몸 마음이 고통스러운데 가정의 어머니 아버지가 좋아하게 되면 거 편안해요? 우리 가정이 지금 고통을 받고 있는데 나라가 나와 무슨 관계가 있어요? 통일이 되었으면 뭘해요? 평안해요? 세계가 통일되었더라도 남북이 갈라져 가지고 싸운다면 그 통일의 세계에 동참할 수 있어요?